오! 수다 -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진원 옮김/지니북스
그런데 좀더 정확하게는 SNACK에 대한 소설이다. 일본에 있을 때 SNACK 이라는 간판을 보고 의아했다. 과자를 먹는 곳이라는 건가?-_-;; 그러다 일본측에서 회식에서 2차로 SNACK에 가게 되었고, 더 의아해졌다. 그런데 오쿠다 히데오와 취재진은 매 여행지마다 SNACK에 들린다.
오쿠다 히데오의 솔직한 이야기 이기도 하다. 춤을 춘 사건도 그렇고...
오! 수다 - 
그런데 좀더 정확하게는 SNACK에 대한 소설이다. 일본에 있을 때 SNACK 이라는 간판을 보고 의아했다. 과자를 먹는 곳이라는 건가?-_-;; 그러다 일본측에서 회식에서 2차로 SNACK에 가게 되었고, 더 의아해졌다. 그런데 오쿠다 히데오와 취재진은 매 여행지마다 SNACK에 들린다.
오쿠다 히데오의 솔직한 이야기 이기도 하다. 춤을 춘 사건도 그렇고...
채굴장으로 - 
이노우에 아레노 문장의 특징인 계란 껍데기 같은 감촉에 취하고, 이노우에 아레노 외에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할 독특한 생리적 비유나 표현에 또 한 번 취한다. 이노우에 아레노는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를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그녀는 오로지 소설의 소설성에만 온 정성을 쏟아 붓고 있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교묘하게, 그리고 대담하게, 소설의 진수를 보여준다. - 에쿠니 가오리출처: 어쩔 수 없는 물 - 리브로, 기분 좋은 인터넷서점
어쩔 수 없는 물 - 
안개와 어둠에 둘러싸여 성(城)이 있는 산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성 - 
정말 소통과는 거리가 멀다. 손님이란 없는 곳. 허가!!! 허가 없는 손님이란 없다. 그저 이방인 K일뿐... 그런 이방인은 추방되어야 한다는 기계적 행정... 이런 시스템과 환경 자체가 그 구성원을 비인간적으로 만들고 구성원 외부의 존재들을 소외시킨다.
결국 모든 제도와 개념은 대리인일 뿐인데, 그런 것들이 오히려 소통을 방해한다. 성은 왠지 오히려 이상향으로 해석해 볼 수 있는 재미를 던져 주는 구절이다. 그런 측면에서 <심판>보다는 열린 해석이 가능한 작품이라 하겠다. 뒤로 가면 갈수록 수많은 대리인이 등장하고 대리인간에 책임이 왔다갔다하며 책임 자체가 사라지고 그 간격에서 K는 소외된다.
카프카, 권력과 싸우다 - 
박홍규 지음/미토
어느 겨울밤에 K.는 성에 소속된 한 마을에 도착한다. 마을의 여관에서 그는 베스트베스트 백작이 직접 자기를 측량기사로 초빙했다고 주장한다. 이튿날 아침 K.는 성으로 가려고 하지만 그곳으로 가는 길은 발견되지 않는다. 그는 여관으로 돌아와 두 명의 조수를 만난다. 이어 전령인 바르나바스가 클람이라는 고관이 서명한 편지를 가지고 온다. 내용은 성 당국에서 그를 채용한다는 것이었다. 이날 저녁 K.는 술집에서 프리다라는 여자를 만나는데 프리다는 클람의 애인으로서 K.에게 몸을 바친다. 이튿날 두 사람은 K.의 방에서 잠을 자며 보낸다. 도착한 지 사흘 후 마을의 면장을 만난 K.는 마을에서는 측량기사가 필요 없지만 학교의 사환으로 일하도록 주선해 주겠다는 말을 듣는다. 나흘 째 되는 날 K.는 술집에서 클람을 기다리다 소용이 없자 그에게 서면으로 만나자는 요청을 한다. 그리고 밤에는 학교에서 프리다와 함께 보낸다. 교사들과 논쟁을 벌인 다음 그는 두 조수를 해고시키고 바르나바스 집을 방문한다. 바르나바스의 누이인 올가는 자신의 가족이 사회적으로 멸시받는 이유를 설명한다. 그녀의 동생인 아말리아가 성의 관리로부터 외설적인 제안을 받고 거절했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프리다는 K.가 배척받는 집안과 접촉했다는 이유로 그와 헤어지고 술집으로 돌아간다. 성의 서기인 에어랑거에게 가려던 K.는 문을 잘못 알고 뷔르겔의 방으로 들어가는데 이 사람은 그가 채용되도록 도와주겠다고 말한 바 있다. 바로 이 결정적인 순간에 K.는 극심한 피곤으로 말미암아 기회를 놓치고 만다. 에어랑거는 잠이 든 K.를 깨우고 클람을 생각해서 프리다를 놓아주라고 명령한다. 다음날 아침 K.는 하인들이 담당관리들에게 서류를 분배하는 그로테스크한 장면을 목격한다. K.는 다음날까지 오랫동안 잠을 자고 하녀 페피는 자기 방에서 K.와 함께 살기를 원한다. 여기서 이 소설은 중단된다. 작품은 여기서 미완으로 끝나지만 카프카가 죽기 전에 대화를 통해 그의 작품 구상을 전해들은 브로트에 의하면 다음과 같이 결말이 예정되어 있었다고 한다. 즉, 주인공 K.가 기력이 다하여 죽어갈 때, 성 당국으로부터 "마을에 거주하겠다는 K.의 요구를 수용할 수는 없지만 사정을 참작하여 그곳에 살면서 일하도록 해주겠다"는 내용이 전달되고, K.는 이 통지를 받은 다음 죽는다는 것이다.출처: 변신(變身) - 카프카
범위를 더 넓히면 카프카를 읽으려면 단편만 읽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카프카가 지금의 명성을 갖게 된 것은 <실종자>, <소성>, <성>과 같은 이 3개의 장편 때문이라고 한다.출처: "카프카 <변신>의 벌레가 된 주인공, 당신과 다른가!" - 프레시안
변신 - 
카프카, 권력과 싸우다 - 
우리는 소통하려 노력하기 보다는 먼저 상대를 재단하고 오해와 불신을 쌓아가며, 너무 쉽고 가볍게 힘없는 존재, 다른 존재를 무시하고 억압하고 폭력을 행사한다는 그런 관찰 결과를 가족 관계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소외시키는 것도 포함해서 말이지...
참 쉽게도 털어 내어 버린다. 생명의 종결을... 정말로 짐이었던 것 마냥. 시작이라는 이름으로, 훌륭한 조건이라는 이름으로 잊혀지는 존재들의 소외를 강하게 느낄 수 있도록 표현되었다.
이 소설이 매혹적인 것은 중심 스토리 라인 뿐 아니라 각 지점들의 구체설명에서도 느껴지는 바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 자신의 안식을 위해 누군가를 노동시키고, 희생시키고, 그리고 쓰임새가 다하면 헌신짝처럼 내다 버리고...
카프카, 권력과 싸우다 - 
본문에서...
This distinction makes allowance for the economy's foreign relationships. the profits of a US firm's foreign branch in Germany belong to the US national product, but not to the US domestic product. Conversely, they belong to Germany's domestic product, but not to her national produ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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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y value increment is capable of being split up into an increment in output, and an increment in pri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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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 소년은 나에게 말하기 시작한다.
운명이란 끊임없이 진행하는, 진로를 바꿔가며 어느 특정한 지점에 집중되는 국지적인 모래 폭풍과 비슷하지. 니가 그 폭풍을 피하려고 하면 폭풍도 네 도주로에 맞추듯 방향을 바꾸지. 네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모든 걸 체념하고 그 폭풍 속으로 곧장 걸어 들어가서 모래가 들어가지 않게 눈과 귀를 꽉 틀어막고 한 걸음 한 걸음 빠져나가는 일뿐이야.
그놈은 천 개의 면도날처럼 날카롭게 네 생살을 찢게 될 거야. 뜨겁고 새빨간 피를 너는 두 손으로 받게 될 거야. 그것은 네 피이고 다른 사람들의 피이기도 하지. 그 폭풍을 빠져나온 너는 푹풍 속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의 네가 아니라는게. 그것이 바로 모래 폭풍의 의미인 거야.
오시마: 플라톤의 <향연<에 나오는 아리스토파네스의 이야기에 따르면, 먼 옛날의 신화 세계에는 세 종류의 인간이 있었어. 남자남자, 남자여자, 여자여자가 등이 맛붙어 있는 세 종류. 하느님이 반쪽씩 갈라놓자 사람들은 원래 한 몸으로 붙어 있던 반족을 찾아 우왕좌왕하면서 인생을 보내게 되었데.
<유형지에서>: 카프카는 인간에게 주어진 상황에 대해서 설명하려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복잡한 기계에 관한 것을 순수하게 기계적으로 설명하려고 합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면 그렇게 함으로써 카프카는, 우리 인간에게 주어진 상황을 어느 누구보다도 생생하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상황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계의 세부에 대한 설명으로 인간에게 주어진 상황을 잘 표현했지요.
나는 카프카의 소설에 대한 일반론을 말한 것이 아니다. 나는 매우 구체적인 사물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했을 뿐이다. 그 복잡하고 목적을 알 수 없는 처형 기계는 현실의 내 주위에 '실제로 존재했던' 것이다. 그것은 비유나 우화가 아니다.
내가 운전하면서 자주 슈베르트를 듣는 것은 그 때문이야. 질이 높은 치밀한 불완전함은 인간의 의식을 자극하고 주의력을 일깨워주거든. 어떤 종류의 불완전한을 지닌 작품은 불완전하다는 그 이유 때문에, 인간의 마음을 강하게 끌어당긴다. 소세키의 <고후>와 마찬가지로 슈베르트의 D장조 소나타에서는 인간이 영위하는 한계를 듣게 되지. 어떤 종류의 완전함이란 불완전함의 한없는 축적이 아니고서는 실현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되는 거야.
슈베르트는 훈련에 의해서 이해할 수 있는 음악이지. 인간은 이 세상에서 따분하고 지루하지 않은 것에는 금세 싫증을 느끼게 되고, 싫증을 느끼지 않는 것은 대개 지루한 것이지. 내 인생에는 지루해할 여유는 있어도 싫증을 느낄 여유는 없어.
모든 것은 상상력의 문제다. 우리의 책임은 상상력 가운데에서 시작된다. 그 말을 예이츠는 이렇게 쓰고 있다. In dreams begin the responsibilities. 그 말대로다. 거꾸로 말하면, 상상력이 없는 곳에 책임은 발생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 아이히만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아돌프 아이히만이 관료로서 유태인 최종해결을 가장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그런 건 잠자코 마음대로 상상하면 되잖아? 일일이 내 허락을 받지 않아도 네 상상을 나는 어차피 알 수 없으니까 말야.
아니, 그렇지 않다. 내가 무엇을 상상하는가는 이 세계에서 어쩌면 대단히 중요한 일인 것이다.
제19장 - 속이 텅 빈 사람들의 자기 증명
나는 보다시피 이런 인간이다 보니 지금까지 여런 곳에서, 여러 의미에서 차별받아 왔어. 차별당하는 심정이 어떤 것인지, 그것이 얼마나 사람에게 깊은 상처를 주는 것인지, 그것을 차별당해 본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지. 다만 내가 짜증나는 것은 상상력이 결여된 인간들 때문이야. T.S. 엘리엇이 말하는 '공허한 인간들'이지. 상상력이 결여된 부분을 무감각한 지푸라기로 메운 주제에 무감감함을 공허한 말을 늘어놓으면서 타인에게 억지로 강요하려는 인간들이지. 즉 쉽게 말하자면, 조금 전 도서관의 실태를 조사하러 온 두 여성 같은 인간들이라구. 결국 사에키 상의 연인을 죽인 것도 그런 인간들임에 틀림없어. 상상력이 결여된 속 좁은 비관용성 -- 계급 투쟁의 운동 방침
관계성 - 어울림 : 후렴 부분에 이상한 코드가 두 개 들장한다. <해변의 카프카>의 음악에 담겨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재능과 욕심이 없는 마음의, 솔직하고 다정한 '어울림'인 것이다.
그래. 넌 무척 기묘한 장소에 세워져 있지. 그리고 거기에는 출구가 없어. 너는 시간의 미궁 속에 빠져버린 거다. 가장 큰 문제는, 네가 그 시간의 미궁 속에서 빠져나오고 싶은 생각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야, 그렇지?
순수한 현재라는 건 미래를 먹어가는, 과거의 붙잡기 어려운 진행이다. 사실은, 모든 지각은 이미 기억이다. - 앙리베르그송
자기의식 - 인간은 단순히 자기와 객체를 따로따로 인식할 뿐만 아니라, 그 중간에서 자기와 객체를 연결해 객체에 자기를 비춤으로써, 행위적으로 자기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 헤겔
오시마: 이따금 혼자 있을 때 상대를 생각하며 서글픈 마음이 된 적이 있지. 특히 달이 창백하게 보이는 계절에는. 특히 새들이 남쪽으로 건너가는 계절에는. 누구나 사랑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결여된 일부를 찾고 있기 때문이지. 그렇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다소의 차이는 있을망정 언제나 애절한 마음이 되는 거야.
32장 - 사람은 누구나 속 빠진 빈 껍데기
오시마: 이 세상의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유 같은 건 원하지 않아. 원하고 있다고 믿을 뿐이지. 모든 것은 환상이야. 만약 정말로 자유가 주어진다면, 사람들은 대부분 무척 난감해할걸. 사람들은 실제로는 부자유를 좋아한다는 거지. 장자크 루소는 인류가 울타리를 만들었을 때 문명이 태어났다고 정의했지. 그야말로 예리한 관찰력이라고 할 수 있어. 그의 말대로 모든 문명은 울타리로 구획된 부자유의 산물이야. 17세기까지 울타리가 없는 문명을 유지한 오스크레일리아 대륙의 아보리지니. 그들 자유인의 인생은 문자 그대로 돌아다니는 것이었고 그것이 그들 삶의 깊은 메타포였지. 영국인이 건너와서 가축을 가두기 위한 울타리를 만들었을 때, 그들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어. 그리고 그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채 반사회적이고 위험한 존재로서 황야로 추방되었지. 결국 이 세계에서는 높고 튼튼한 울타리를 만드는 인간이 유효하게 살아남게 되는 거야. 그것을 부정하면 넌 황야로 추방당하게 돼.
하이든은 어떤 의미에서는 수수께끼의 인물입니다. 그가 자아를 복종의 옷으로 감싸지 않았다면 틀림없이 짓밟혔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바흐나 모차르트에 비해 하이든을 가볍게 봅니다. 그러나 마음을 집중해서 주의 깊게 듣는다면, 근대적 자아에 대한 숨겨진 동경을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조용하지만, 소년과 같은 유연한 호기심으로 가득한, 그리고 중심을 향해 가까이 가려는 구심적이면서도 집요한 정신이 담겨 있습니다.
깊은 숲 속에서 외톨이가 되자, 나라는 인간이 무척 텅 빈 것처럼 느껴진다. 나는 고독하고 어두컴컴한 미궁 속에서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미궁의 막다른 한계점에서 내 중심을 응시한다. 귓속에서 존 콜트레인은 아직도 미궁적인 독주를 계속하고 있다. 나는 생각을 바꾸어 배낭 안에서 사냥용 칼을 꺼내 주머니에 넣는다. 필요하면, 그것으로 손목의 혈관을 째고 내 안에 있는 모든 피를 땅바닥에 흘려버릴 수도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나는 장치를 파괴하는 것이다.
실크해트 사나이: 나는 고양이들의 영혼을 모아서 피리를 만들었네. 산 채로 찢긴 고양이들의 영혼이 모여서 이 피리가 되었지. 이것은 선이라든가 악이라든가. 정이라든가 미움이라든가, 그런 세속적인 기준을 넘은 피리일세. 이걸 만드는 일이 오랫동안 나의 천직이었지, 나로서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네. 나는 편견이 없는 인간이지. 그래서 하나의 시스템이 될 수가 있다네.
오시마: 우리는 모두 여러 가지 소중한 것을 계속 잃고 있어. 소중한 기회와 가능성, 돌이킬 수 없는 감정. 그것이 살아가는 하나의 의미지. 하지만 우리 머릿속에는, 그런 것을 기억으로 남겨두기 위한 작은 방이 있어. 아마 이 도서관의 서가 같은 방일 거야. 그리고 우리는 자기 마음의 정확한 현주소를 알기 위해, 그 방을 위한 검색 카드를 계속 만들어나가지 않으면 안되지. 청소를 하거나 공기를 바꿔 넣거나, 꽃의 물을 바꿔주거나 하는 일도 해야 하고.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 
한나 아렌트 지음, 김선욱 옮김/한길사
상실의 시대 -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문학사상사 |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확실치 않았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확신조차 없었다. 그저 어디론가 가지 않을 수가 없어서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이고 있을 뿐이었다.
와타나베->레이코: 나는 나오코를 사랑해 왔고, 지금도 역시 변함없이 사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도리와 나 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건 무엇인가 결정적인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그 힘에 저항하지 못하고, 이대로 자꾸자꾸 저 끝까지 떠밀려 가버릴 것만 같은 기분입니다.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몹시 혼란스러워져 있습니다. 왜 이런 미궁과 같은 곳에 내동댕이쳐졌는지 나로선 도무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습니다.
레이코->와타나베: 우리는(정상인과 비정상인 모두를 포함한 총칭이야) 불완전한 세계에 살고 있는 불완전한 인간들이야. 자로 길이를 재고, 각도기로 각도를 재서 은행 예금처럼 빡빡하게 살아 나갈 순 없어. 안 그래? 인생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행복해지려는 노력을 해봐. 그런 식을 고민하지 말아요. 내버려둬도 만사는 흘러갈 방향으로 흘러가고,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사람은 상처 입을 땐 어쩔 수 없이 상처를 입게 마련이지.
나는 미도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떻게든 너와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야기할 게 너무 많다, 온 세계에서 너말고 내가 원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 무엇이 됐건 모든 걸 너와 둘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
이윽고 미도리가 입을 열었다. "자기, 지금 어디 있는거야?"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나는 수화기를 든 채 고개를 들고, 공중전화 부스 주변을 둘러보았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러나 그곳이 어딘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대체 여기가 어디란 말이가? 내 눈에 비치는 것은 어디랄 것도 없이 걸음을 재촉하는 무수한 사람들의 모습뿐이었다. 나는 아무데도 아닌 장소의 한가운데서 계속 미도리를 부르고 있었다.
나오코는 내게 들판에 있는 우물 이야길 했다.
와타나베: 너와 이렇게 꼭 붙어 있는 한 우물에 빠지지 않을 거야.
나오코: 하지만 그럴 수는 없어. 그건 안 될 일이니까...
기억... 어쩌면 가장 중요한 부분을 상실해 버린게 아닌가...
글이라는 불완전한 그릇에 담을 수 있는 건, 불완전한 기억이나 불완전한 상념밖에...
그녀는 알고 있었던 게 분명하다. 내 안에서 그녀에 관한 기억이 언젠가는 희미해져 가리라는 것을. 잊지말아 달라는 그녀를 생각하면 한없이 밀려오는 서글픔을 참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녀는 나를 사랑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테니스와 농구를 하고 있어. 농구 팀은 환자(환자라는 말은 싫지만 어쩔 수 없지)와 스태프를 섞어서 구성해. 하지만 게임에 열중하다 보면 나는 누가 환자이고 누가 스태프인지 갈수록 알쏭달쏭해 지는 것 같아. 이건 어쩐지 이상한 일이야. 이상한 일이란, 게임을 하면서 주위를 보고 있자면, 누구나 할 것 없이 모두 다 일그러져 보이는 거야. 어느 날 담당 의사에게 그 말을 했더니, 내가 느끼고 있는 것은 어느 의미에서는 옳다고 했어. 그는 우리들이 이곳, 정신병원에 와 있는 건, 그 삐뚤어 진 것을 교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비뚤어짐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라고 했지. 우리들의 문제점 중 하나는, 그 비뚤어짐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 있다는 거야. 각기 사람마다 걸음걸이에 버릇이 있듯이 느끼는 방식이나 사고 방식, 사물에 대한 견해에도 버릇이 있고, 그것은 고치려 해도 갑자기 고쳐지는 것이 아니며, 무리하게 고치려 들면 다른데가 이상해 진다는 거야. 물론 이건 지극히 단순화한 설명이고, 그런 건 우리들이 안고 있는 문제의 어느 한 부분에 지나지 않지만, 그래도 그가 말하려는 뜻을 어슴푸레하게나마 알 것도 같아.
이웃 마을 전쟁 -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 
"사람을 목적도 없이 죽인다는 건 도대체 어떤 감각을 가지면 할 수 있는 건지 궁금하네요."
"아주 간단해요. 생각만 약간 바꾸면, 아주 쉽지요. 정말이지 아무렇지도 않거든요."
"생각을, 약간, 바꾼다, 고요?"
"그래요, 죽인다는 것은 말이죠, 상대방한테서 뭔가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한테 무언가를 주는 행위라고 생각하면 되는 겁니다, 네."
그녀는 카운터 안쪽에 서서 나를 보았다. 아니, 그것은 나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내가 그녀의 시선 앞에 서 있을 뿐이었다.
'지산지소(자기 고장에서 생산한 것을 자기 고장에서 소비한다는 뜻)로 승리를 쟁취하자'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았던 어떤 전쟁의 그림자가 고사이 씨에게는 보였던 것일까?
미국
<시키는 대로 전쟁 / 의문을 계속 제기하지만 어쩔 수 없이 휘말리는>
전쟁이란 무엇일까?
이 책은 전쟁에 관한 이야기다.
그러나 전쟁 장면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저자는 전쟁으로부터의 소외를
주인공과 독자, 양쪽 모두에게 맛보게 해 주고 있는 셈이다.
주인공은 진짜 전쟁을 치른다.
아니, 주위에서는 '전쟁 중' 이라고 하는데,
본인은 도무지 전쟁을 보지도, 듣지도, 느끼지도 못한다.
그러니까 전쟁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전쟁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는 셈이다.
하지만 개인의 소외감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주변의 전쟁을 계속 진행된다.
어느새 시작되더니, 한참 사상자가 많이 생겨나고, 알지도 못하는 새에 끝난다.
주인공은 그 전쟁을 보고, 듣고, 느끼고 싶어 하지만,
희미한 실마리만 언뜻 보일 듯 하다가 결국 끝까지 보지 못하고 만다.
그런 주인공의 모습은 지금 우리의 모습 그 자체이다.
전쟁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면서도 '자기'라는 개인은 쏙 빼놓고 '공적'인 일로만 보는 사람,
전쟁을 이용하는 사람
잘못된 애국심을 가지고 헛되이 자기 몸을 희생양으로 바치는 사람,
전쟁을 재미의 도구로 삼는 사람...
지난날 혹독한 전쟁을 일으킨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태어났지만
이미 전쟁을 모르는 세대인 저자가 쓴 '전쟁 이야기'를,
아직도 '정전' 이라는 전쟁 상태에 있으면서도
전혀 그것을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따지고 보면 우리 일상은 전쟁 투성이다.
흔히 듣는 입시 전쟁부터 시작해서 취업 전쟁,
기업들 간의 마케팅 전쟁, 이권 전쟁, 그리고 국가들끼리,
혹은 나라안에서 치루는 진짜 전쟁까지.
세상을 움직이는 100가지 법칙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