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굴장으로 - 
이노우에 아레노 지음, 권남희 옮김/시공사
<채굴장으로> - 이노우에 아레노
꼭 사건이 일어나야만 맛은 아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작품을 구성하다니...
지루하지 않게 !!!
잔잔함으로 추억, 호기심의 끝을 말한다는 건... 정말 역설적인 느낌이다.
나오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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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엄마가 저 안에서 십자가를 주워왔습니더. 예쁘다기보다 신기한 것이었지예. 이런 걸 어떻게 발견했냐고 아버지가 놀라니까. 엄마는 채굴장 끝으로 자꾸자꾸 걸어 가니까 있더라고 자랑을 했어예. 터널을 파나갈 때 제일 끝에 있는 지점을 채굴장이라고 합니더. 터널이 뚫리면 채굴장은 없어지지만, 계속 파는 동안은 언제나 그 끝이 채굴장이지예."
이사와가 천천히 내 쪽으로 돌아서는 기미였다. 내가 머뭇머뭇 그쪽으로 얼굴을 움직이자, 그는 나를 똑바로 보고 있었다. 우리는 마주 보았다. 주위가 어두워서 더 이상 표정을 알 수 없었지만, 이사와는 이렇게 생겼구나 하고 그때 처음으로 알게 된 것 같은 기분조차 들었다.
이사와는 손가락 두 개를 자신의 입술에 댔다. 그리고 그 손가락을 내 쪽으로 가까이 가져왔다. 재빨리. 거칠다고 하면 거친 움직임이었으나, 손가락은 내 입술 앞에서 뚝 멈췄다.
"안녕"
나는 안으로 들어가보았다. 부엌과 두 칸이 있는 방은 가구가 없는 탓인지 몹시 넓어 보였다. 이 방에 얼마간의 가구와 가재도구가 있고, 이사와가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려고 했지만 잘 떠오르지 않았다. 이사와 자신도 그랬지 않을까 생각했다. 여기서 지내는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확인하지 못한채 떠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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