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rch 7, 2010

이웃 마을 전쟁 - 적과의 동침? 유쾌한 무비판

이웃 마을 전쟁이웃 마을 전쟁 - 10점
미사키 아키 지음, 임희선 옮김/지니북스




 이웃 / 전쟁은 어울리지 않는 단어이다. 적 / 동침 처럼...
 
이웃과의 전쟁에 '얼떨결에' 참여하게 되는 주인공

유쾌하게 읽으며 황당함을 느끼다가

굳어져 있던 사고에 타격을 받는 느낌을 얻기 좋은 소설이다.

 


"사사키 씨가 이웃 마을에 잠입한 지도 벌써 20년 가량 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라는 대사를 보고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움직인다>가 떠올라 버렸다.

아무래도 정반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 우연히 비슷한 설정이 된 것이겠지만.


 무비판적인, 행정적인 행동으로 결혼까지하고 살생에 가담할 수도 있다는 것.

이 책 역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과 관련지을 수 있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예루살렘의 아이히만 - 8점
한나 아렌트 지음, 김선욱 옮김/한길사









정말 아렌트... 시대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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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이론

이 소설... 단순한 발상전환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깊이 생각하면 밑도 끝도 없이 내려갈 수 있다.

한번은 그저 굳은 사고를 내리치는 발상전환으로만 느꼈어야 했는데...

정치 이론이 떠올라 버렸다.


Michael Walzer 마이클 왈저...

전쟁의 리얼리티? 전쟁은 피할 수 없다?
전쟁은 "잃는 아픔"

정당한 전쟁(Just Wars / Jus ad bellum)

전쟁의 역사 속에서 도덕은 무엇인가?

리얼리스트라면 도덕, 위선 없이 전쟁 수행

reality of war -> Moral reality of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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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목적도 없이 죽인다는 건 도대체 어떤 감각을 가지면 할 수 있는 건지 궁금하네요."

"아주 간단해요. 생각만 약간 바꾸면, 아주 쉽지요. 정말이지 아무렇지도 않거든요."

"생각을, 약간, 바꾼다, 고요?"

"그래요, 죽인다는 것은 말이죠, 상대방한테서 뭔가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한테 무언가를 주는 행위라고 생각하면 되는 겁니다, 네."

 

그녀는 카운터 안쪽에 서서 나를 보았다. 아니, 그것은 나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내가 그녀의 시선 앞에 서 있을 뿐이었다.

 

'지산지소(자기 고장에서 생산한 것을 자기 고장에서 소비한다는 뜻)로 승리를 쟁취하자'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았던 어떤 전쟁의 그림자가 고사이 씨에게는 보였던 것일까?

 
수도, 가스 요금 체납
 
"각 가정의 사정을 일일이 파악할 수도 없는 일이고"
 
"하지만 그래도 행정이라는 것 자체가 주민들을 위해,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 아닌가요?"
 
"물론 그렇지만, 주민들을 위한다는 것은
 
주민 모두에게 공평하게 동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
 
한 사람의 주민에게 애매한 기준을 가지고 편의를 봐 주게 되면
 
그로 인해 저희가 요금을 징수하거나 주민들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행위가
 
모두 뿌리째 흔들려서 무너지게 됩니다.
 
공평한 사업을 수행한다 해도 주민들 각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결과는
 
다양합니다.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살아 남지요. 그렇게 희생되는 사람이
 
제 가족일 가능성도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전쟁이라는 사업에는 반드시
 
사망자가 발생하게 마련입니다. 그것은 저희 행정 인력이 관여할 바가
 
아닙니다."
 
 
"우선 정정할 부분이 있어 먼저 말씀드리겠는데,
 
우리는 이웃 마을과 '죽고 죽이는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전쟁을 수행한 결과 사망자가 발생할 뿐입니다."
 
"그리고 왜 전쟁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그 점에 대해서는 홍보지 등을 통해서 알려듼 바가 있기 때문에
 
주민 여러분께서는 충분히 이해하고 계시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설명회 자리에서는 저녁의 제한된시간이라는 점도 고려해서
 
이 지역에 한정된 문제를 중심으로 진행했던 것입니다."
 
코트 입은 남자는 얼버무림을 당한 사람처럼 개운치 못한 기색으로
 
일단 자리에 앉아 잠시 생각하고 있다가 다시 벌떡 일어섰다.
 
"그럼 어째서 전쟁이 아니면 안 되었나요?
 
전쟁이라는 수단을 쓰지 않더라도 지역을 활성화시킬 방법은 여러 가지 있지 않나요?"
 
"물론 다양한 선택사항들을 비교 검토하여 가장 효율적이며
 
동시에 장래성이 있는 사업으로서 선택한 것입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이웃 마을과의 전쟁을 결정한 것은 의회입니다.
 
이번 전쟁은 여러분들이 대표로 뽑으신 의회의 승인을 받아
 
추진하고 있는 사업인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제대로 된 수속을 밟은 연후에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전쟁이 아니라 단순한 살인으로 취급당하게 되어버리거든요."
 
"그럼 전쟁에서 한 살인은 살인으로 여겨지지 않는다는 말이네요."
 
 
 
주임한테는 그 무작위 살인이 자기 안의 무언가를 확인하기 위한 행위가 아니었을까?
 
단순히 사람을 죽이는 기술을 확인하는 일이 아니라
 
'사람을 죽이는 일' 그 자체를 확인해 보려는 행위가 아니었을까?
 
주임은 전쟁에서 부인과 자식을 잃었고,
 
또한  '사람을 죽인 것'으로 자기 속의 무언가를 잃어버렸다.
 
 
 
 달은 냉기가 으축된 것처럼 타원 모양을 이루고 있었다.
 
밤하늘 뒤쪽으로 펼쳐지 빛의 수맥이 달이라는 구멍을 통해
 
들여다보이는 것 같았다. 거의 고정되어 버린 듯한 대기 속에서
 
왕관자리를 비롯한 몇 개의 별자리만이 겨울 밤하늘 특유의 배치를
 
숙명으로 지닌 채 높은 곳에서 지구의 기류 때문에 생기는 깜빡거림을
 
계속하고 있었다.
 
 
 
"이 전쟁이 끝나면, 저는 결혼, 정식으로 결혼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상대는 이웃 마을 읍장의 아들이고요."
 
"고사이 씨, 그 결혼은 고사이 씨가 원해서 하는 건가요?
 
그 선택은 고사이 씨 자신이 내린 결정인가요?
 
고사이 씨가 진심으로 하고 싶어서 하는 결혼이에요?"
 
 이 전쟁에서 지금 처음으로 '잃는 아픔'을 느끼고 있었다.
 
그것은 손발이 뜯겨 나갈 정도의 고통이 동반된 아픔이었다.
 
내가 느낀 처음이자 마지막 '전쟁의 리얼함' 이었다.
 
 
 
 그 날들, 그 반년에 가까운 날들을. 나는 전쟁에 참가했다.
 
물론 전쟁의 그림자를 끝내 볼 수는 없었지만,
 
나는 뭔가 보이지 않는 칼을 나도 모르게 들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면 일상이라는 것도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우리가 자각하지 못한 채로 돌고 돌면
 
누군가의 피가 뿌려진 땅 위에서 안주하며
 
누군가의 주검 위에 기반을 쌓고 사는 것이다.
 
 
 
 

"맞아요. 학생 때는 환경 문제라고 해도 단순하게 생각하면 되었지요.
 
낭비를 없앤 친환경적 생활. 에너지 절약과 재활용.
 
우리가 검소하게 필요한 것만 쓰는 생활을 하면 해결 된다고.
 
그런데 사회인으로서 일하게 된 지금은 알 수 있어요.
 
사람들이 정말로 필요한 것밖에 구입하지 않게 되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없게 된다는 사실 말이죠.
 
없는 곳에서라도 '수요'를 억지로 만들어내지 않으면
 
이 나라의 사회 경제는 유지될 수 없지요.
 
절대적인 해답이 사라져버렸어요.
 
도대체 뭐가 옳고 그른지 조차도 분명하지 않게 되어 버렸어요."
 
 
 
 
모리미 마을과 도모키의 부모님 집이 있는 마을하고는 시외국번이 똑같았다.
 
"팀장님. 모리미 마을의 '지역 진흥 사업' 이라는 게 도대체 어떤 거예요?"
 
"모리미 마을은 이웃 마을하고 전쟁을 하고 있어요.
 
전쟁을 통해 지역 진흥을 하는 셈이지요."
 
"전쟁으로 지역 진흥을 한다니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데요.
 
이웃 마을끼리 서로 죽이는 전쟁을 하면서 어떻게 지역 진흥을 한다는 거예요?"
 
"지난번에 그런 말을 했지요? 이 복잡한 사회에서는 모든 사물을 다의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전쟁은 물로 파괴적인 행위이지만, 유사 이래 우리 인간
 
문명이 전쟁에 의해 큰 진보를 거듭해 온 것 또한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자치단체 차원의 전쟁도 마찬가지지요.
 
전쟁이란 한쪽에서 보면 비생산적이고 주민들에게 좋은 점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다른 면에서 보면 시읍면 합병에 의한 행정 및
 
재정 효율화의 촉진, 지방 중소기업의 진흥, 주민들의 귀속의식 강화 등
 
다양한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긴 관점에서
 
볼 때 전쟁 사업의 투자 효과는 2.5배라고 하더군요."
 
"그건 너무 일방적인 주장이에요. 전쟁 때문에 자기 가족을 잃은 사람한테도
 
팀장님은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겠어요?"
 
"다 마찬가지예요. 이 나라에 살고 있는 이상 전쟁에 관여를 하건 안 하건,
 
좋든 싫든 간에 우리는 누군가를 간접적으로 죽이고 있는 겁니다.
 
어차피 '마찬가지' 라면, 차라리 자기가 전쟁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
 
말하자면 누군가를 '죽이고 있다'는 것을 계속 자각하면서 사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건, 그런 건 허울 좋은 변명일 수밖에 없어요.
 
전쟁을 그만두게 할 수는 없다고 해도, 최소한 자기가 관여하지 않을 수는
 
있는 거잖아요. 팀장님 말씀은 제 귀에 그저 명분을 내세우는 것으로밖엔
 
들리지 않아요."
 
"그렇다면 그렇게 말하는 나루미 씨는 이 회사를 그만둘 수 있나요?
 
이 회사가 전쟁에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만약 이 직장을 포기한다고 해도 전쟁하고 전혀 관계가 없는 기업에
 
재취직할 생각인가요? 그런 기업이 정말로 있다고 생각해요?
 
설사 그 기업 자체는 전쟁에 직접 관여하고 있지 않다고 해도
 
전쟁을 통해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발생한 이윤은
 
이 나라 구석구석까지 돌아가고 있는데 말입니다."
 
"나루미 씨는 모르는 척하면서 그냥 현실을 보지 않으려고
 
하고 있을 뿐 아닌가요? 돌고 돌다보면 나루미 씨도 누군가의
 
죽음을 도와주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결국은 그 사실을
 
자각하고 있는가, 자각하지 못하는가의 차이에 불과합니다."
 
`
 


미국

<시키는 대로 전쟁 / 의문을 계속 제기하지만 어쩔 수 없이 휘말리는>


전쟁이란 무엇일까?

이 책은 전쟁에 관한 이야기다.

그러나 전쟁 장면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저자는 전쟁으로부터의 소외를

주인공과 독자, 양쪽 모두에게 맛보게 해 주고 있는 셈이다.

주인공은 진짜 전쟁을 치른다.

아니, 주위에서는 '전쟁 중' 이라고 하는데,

본인은 도무지 전쟁을 보지도, 듣지도, 느끼지도 못한다.

그러니까 전쟁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전쟁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는 셈이다.

하지만 개인의 소외감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주변의 전쟁을 계속 진행된다.

어느새 시작되더니, 한참 사상자가 많이 생겨나고, 알지도 못하는 새에 끝난다.

주인공은 그 전쟁을 보고, 듣고, 느끼고 싶어 하지만,

희미한 실마리만 언뜻 보일 듯 하다가 결국 끝까지 보지 못하고 만다.

그런 주인공의 모습은 지금 우리의 모습 그 자체이다.

전쟁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면서도 '자기'라는 개인은 쏙 빼놓고 '공적'인 일로만 보는 사람,

전쟁을 이용하는 사람

잘못된 애국심을 가지고 헛되이 자기 몸을 희생양으로 바치는 사람,

전쟁을 재미의 도구로 삼는 사람...

 

지난날 혹독한 전쟁을 일으킨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태어났지만

이미 전쟁을 모르는 세대인 저자가 쓴 '전쟁 이야기'를,

아직도 '정전' 이라는 전쟁 상태에 있으면서도

전혀 그것을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따지고 보면 우리 일상은 전쟁 투성이다.

흔히 듣는 입시 전쟁부터 시작해서 취업 전쟁,

기업들 간의 마케팅 전쟁, 이권 전쟁, 그리고 국가들끼리,

혹은 나라안에서 치루는 진짜 전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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