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폭로 - 
폴 크루그먼 지음, 송철복 옮김/세종연구원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책 마지막 부분에 덧붙여진 그의 시각은 정말 탐이 난다.
토빈, 먼델, 스웨덴 모델...
그의 뉴욕타임즈 컬럼들이 한국인이 읽기 쉽게 쓰여있진 않다.
그들만의 인용과 비유 때문이다.
기본 경제 지식 뿐만 아니라 미국 의회 구도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하기도 하며 읽기 껄끄럽긴 하지만 몇 번을 읽어야 할 책이다.
무엇보다 나의 무관심 때문에 역사는 반복되는 거니까...
김광수 소장(경제연구소)이 이야기하듯
자유주의는 특권 계층 위주의 자유방임주위로 쉽게 변질되어 왔으니까...
이책에 대한 크루그먼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나는 경제학의 차원을 훌쩍 뛰어넘어 미국 정치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파악해 보려고 했다. 내가 보기에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를 막론하고
아직도 많은 이성적인 사람들이 그것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난 몇 년 사이 미국 정치에 대한 내 믿음만 흔들린 것이 아니다.
이 기간 동안 나는, 흔히 대단히 좋은 것인 자유 시장이 때로 매우
나쁘게 변할 수도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렇게 말해서 미안하지만, 이것은 유쾌한 책이 아니다.
이 책은 경제와 관련된 실망, 나쁜 지도력, 권력자들의 거짓말을 주로 다룬다.
창조와 파괴 2000년 10월 8일
기술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환멸
그 환멸 때문에 나스닥은 여름의 최고 지수에서 20% 이상 하락했다.
그것을 조지프 슘페터(Joseph Schumpeter)의 복수라고 한번 생각해 보라.
양대 전쟁 사이에 미국 하버드 대학으로 옮긴 오스트리아의 경제학자
슘페터는 근년 들어 일종의 신경제 우상이 되었다. 그가 그런 위상을 얻은 것은
그의 초기 업적 가운데 일부 덕분이다. 제1차 세계대전 이전에 활동했던
젊은 슘페터는 주요 경제학자로서는 처음으로 끊임없는 기술 변화야말로
자본주의의 일부임을 인식하였다.
하지만 그가 현대에 들어 획득한 명성의 대부분은 그가 만년에 소개한
단 한 구절 덕분이다. 기술적 진보를 그는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
라고 표현하였다.
기업에 있는 사람들이 그 표현을 좋아하는 것은 주로 그릇된 이유 때문이라고
사람들은 의심한다. 그 표현이 담고 있는 실제 의미보다 그 표현의 발음이
훨씬 웅장하게 들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니면 시장이 종종 부과하는
고통과 불의를 그 표현이 변명해 주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포브스>와 같은 우익 잡지에서 슘페터를 좋아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하지만 비록 잘못 사용되고 있을지라도 그 표현은 여전히 완벽하다.
신기술은 정말이지 실제로 창조할 뿐만 아니라 파괴도 한다.
특히 각각의 신기술은 구기술과 구시장 지위의 가치를 파괴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감소시킨다.
하지만 투자자들, 그리고 그들의 분석가들은 그것이 함축하는 바를
정녕 제대로 인식하는가? 불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그들은 분명
그렇지 못했다. 그들은 진행되고 있었던 모든 창조에 대해 (일리 있게)
열광했지만 파괴의 톱날에 대해서는 잊어버렸다. 아니면 아마도 그들은
파괴란 오직 구경제 기업들에게만 일어난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다우가 초래한 손실 2001년 9월 2일
1999년 말(조지 W. 부시가 그의 세금인하 계획을 처음 발표하던 무렵),
나는 피자와 맥주를 함께 파는 식당에 앉아 CNBC(경제 전문 채널)을
보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거품 붕괴 직전에 부시의 세금 계획이 제안되었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주식시장에 대한 열광과 세금인하에 대한 열광 사이에는
깊은 관계, 양방향으로 뻗은 관계가 있었다.
한쪽 방향을 보자. 1990년대 말 우익 언론매체들은 열정적으로 주식값을 부추겼다.
특히 <월스트리트 저널>은, 주식값이 상향곡선을 긋는 한,
오피니언 면에서 주식값에 대한 기묘한 이론을 펴는 것을 극도로 즐겼다.
하지만 더 중요한 인과관계는 다른 방향으로 뻗어 있었다.
주식시장은 참으로 무책임한 정치적 제안들이 순간적으로 그럴듯해 보인 환경을
제공하였던 것이다.
주식시장 호황으로 자본이득에 대한 추가세수가 급증하였다.
이는 세금을 크게 인하하여도 당분간 예산이 너끈하리라는
헛된 인식을 만들어냈고, 그러한 환상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부시의 세금 계획은 입안되었다.
`
사기의 맛 2002년 6월 28일
당신이 어느 아이스크림 가게의 책임자라고 치자.
장사가 그다지 수지 맞지 않을 때 당신은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
지금까지 불거져 나온 각각의 기업 스캔들은 기업 임원의 자기 잇속 챙기기를 위한 신종 전략을 시시한다.
첫 번째로 엔론(Enron) 전략이 있다. 당신은 하루에 아이스크림 콘 한 개씩을 30년 간 공급하기로
고객과 계약을 맺는다. 당신은 콘 하나의 원가를 일부러 낮춰 잡는다. 그런 다음 미래의 아이스크림
판매에서 예상되는 수익 모두를 올해의 손익계산서에 계상한다. 갑자기 당신의 사업은 대단히
수지맞는 장사처럼 보인다. 그래서 당신은 당신 가게의 주식을 부풀려진 가격에 팔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다이너지(Dynergy) 전략이 있다. 아이스크림 판매는 벌이가 시원찮다.
하지만 당신은 투자자들에게 미래에는 그들이 짭짤한 수익을 볼 것이라고 확신시킨다.
그런 다음 당신은 동네 다른 편에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를 은밀히 접촉해 그 가게와 협정을 맺는다.
당신과 그 가게 책임자가 서로 상대방 아이스크림 콘 1백 개씩을 팔아 주기로 하는 것이다.
아니면 차라리 사는 척하기로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아이스크림을 번거롭게
실제로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아도 된다. 그렇게 하면 당신은 신규 사업에서
큰손인 것처럼 보일 수 있으며, 따라서 주식을 부풀려진 값에 팔 수 있다.
아델피아(Adelphia) 전략도 있다. 당신은 고객들과 계약을 맺는다. 그리고 투자자들이
수익성보다는 계약의 규모에 신경을 집중하도록 유도한다. 이번에 당신은
가공의 거래에 관여하지 않는다. 당신은 단지 가공의 고객들을 많이만 창조하면 된다.
당신의 고객 기반이 급속히 확대되어 가면 증권 분석사들이 당신에게 높은 점수를 준다.
그러면 당신은 주식을 부풀려진 가격에 팔 수 있다.
마지막으로 월드콤(WorldCom) 전략이 있다. 이제 당신은 가공의 판매를 창조하지
않는다. 대신 실제 원가를 증발시켜 버린다. 운영비(크림, 설탕, 코컬리트 시럽)를
새 냉장고 구입비용의 일부로 편입시켜 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수익성이 없는
당신의 사업이 서류상으로는, 단지 새 장비 구입자금 마련을 위해서만 돈을 빌리는,
대단히 수익성 높은 사업인 것처럼 보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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