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February 16, 2010

김광수의 경제해법 - 일본 분석

경제학 3.0경제학 3.0 - 10점
김광수 지음/더난출판사

 경제학이라는 도구를 통해 사회 현상을 거시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을

김광수 소장이 쉽게 보여줬다.

쉽다는 것이 장점이면서도 단점이라면 단점이겠다. 너무 쉽다는 말이다.

그리고 '위험한 경제학'과 겹치는 부분이 3,4 꼭지 정도 있다.







 부동산 버블 붕괴가 가시화되면서 부동산시장이 경착륙을 하게 되면

일본처럼 장기 불황에 빠질 수 있으니 연착륙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말은 그럴듯하게 들린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일본의 사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오해다. 연착륙이야말로 장기 불황을 초래하는 위험한 일이다.

 버블이라는 썩은 부위가 재빨리 제거되지 않고 오랫동안 유지될수록

건전한 다른 경제 부문까지 부실해지기 때문이다.



 1980년대 말의 부동산 버블이 붕괴된 후 일본이 장기 불황에 바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물론 버블 붕괴에 따른 충격이 가장 크지만

그에 못지않게 신속하고 과감한 구조 조정이 없었던 영향도 크다.


 일본이 1990년대 초에 버블이 붕괴될 때 곧바로 부동산 투기로 인해

부실화된 대기업들과 금융기관들의 대규모 부실 채권을 신속하고

과감하게 정리했더라면 10년이 넘는 장기 불황에 빠지지는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당시 일본 정부는 막대한 차입 금융 비용을 들여

회생 불능에 바진 부실기업과 금융기관의 부실 채권 처리를 미뤘다.

일본 기업과 금융기관들은 정부 관료들과 정치권의 묵인 아래

그 사실을 은폐하려 하거나 분식 회계 등으로 위장하려 했다.

이것이 일본 경제의 불황을 장기화시킨 주범 중 하나인 것이다.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에 따른 본격적인 구조 조정은 1990년

버블이 붕괴되기 시작한 지 만 8년 만인 1998년 동아시아 외환위기를

계기로 시작된다. 1998년 일본장기채권은행과 일본흥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파산을 시작으로 버블 붕괴가 일본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이어서 소고, 다이에, 세이부 등 일본을 대표하는 대형 유통 그룹과

대규모 건설 회사 등이 줄줄이 도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부실기업들의 줄도산으로 막대한 부실 채권을 이기지 못하고

은행 간 통합을 통한 구조 조정이 시작되었다.

 당시 11개였던 도시 은행들이 통폐합 과정을 거치면서 현재는

미쓰비시UFJ그룹, 미즈호그룹, 미쓰이스미토모그룹의

3개 금융지주회사 그룹으로 합병되었다.


 정부 차원의 자발적이고 본격적인 구조 조정은 버블 붕괴 이후

11년 만인 2001년 고이즈미 내각이 들어서면서부터 시작됐다.

고이즈미 내각이 2001년부터 본격적인 구조 조정을 단행하자

장기 불황의 늪에서 탈출하기 시작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고이즈미 내각의 구조 조정은 부실기업과 부실 금융기관에 대한

구조조정에서 그치지 않았다. 정치 개혁과 정부 개혁, 교육 개혁,

재정 개혁, 세제 개혁, 지방분권 개혁, 사법 개혁 등 국가 전반에

관한 과감하고 그논적인 개혁으로 확산되었다. 고이즈미 총리가

일본 국민으로부터 압도적으로 지지를 얻은 것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과 같이 보수 우익 노선을 표방했다거나 일본 국민의 보수

우경화 경향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1990년 초 버블 붕괴에 안이하게

대처해온 일본 정부 관료 시스템을 가차 없이 개혁했기 때문이다.

역대 총리 중에 어느 누구도 일본 정부 관료들의 '철밥통'을 과감히

깨뜨리지는 못했다. 그런데 고이즈미 총리가 처음으로 그 일을

해낸 것이다. 물론 고이즈미 개혁의 성과가 2003년 이후 중국을

중심으로 한 BRICs의 고성장과 미국 등의 투기 버블로 인한 호황

덕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본의 경우 2009년 9월 총선에서 자민당이 참패하고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정권이 교체되었다. 일본의 정권 교체에는

자민당과 민주당의 경제 정책 노선의 차이가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자민당은 버블 붕괴 이후에도 줄곧 토건 부양 내지는 공급 위주의

경제정책을 펼쳐왔다.


 기업이 투자를 꺼리는 소비심리 위축 국면에서는 공급 위주의

경제정책은 의미가 없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공급 과잉에 직면하여

끊임없는 구조조정 압력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최근까지도 일본이 디플레이션 압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엔화 강세도 한몫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민주당은 '생활제일주의' 정책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압승을 거두었다. 일본 유권자들은

1990년대 부동산 버블 붕괴 이후 지속된 공급 과잉과 구조 조정 압력

속에서 일자리와 안정적인 삶에 위협을 느꼈다. 누적된 불만 속에서

민주당의 자녀 양육, 고속도로 무료화, 농가 소득 보전, 일자리 나누기

등 수요 위주의 생활 제일주의 경제 정책 공약이 표심을 이동시킨 것

공급 과잉을 가져올 수 있는 공급 위주의 경제정책?


 생산 면의 GDP, 생산의 주체인 기업 중심의 접근 방식

사실 생산 면에서의 GDP는 오랫동안 세계 각국에서 거시 경제 정책의

주류를 이루어왔다. 이러한 공급 중심 또는 기업 중심의 경제 정책에는

기업에 대한 감세 정책이나 사회 간접자본 투자, 기업 자금 확대,

기업대출 금리 인하 등의 정책 수단이 있다. 이들 정책 수단들은 모두

전체 경제의 생산 능력 내지는 공급 능력을 확대시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이 공장을 건설하거나 영업점을 늘리는 식으로 투자를 늘리면

고용도 늘어난다. 고용이 늘어나면 가계 임소득이 늘어나고,

가계의 임소득이 늘어나면 소비가 늘어난다.

소비가 늘어나면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늘어나 -> 다시 투자


 하지만 버블붕괴로 가계의 소비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감세 혜택을 주거나 대출 금리를 낮춰준다 한들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지는 않는다.

구조 조정을 지연시킬 수 있는 수요 위주의 경제정책


 분배(소비) 면의 GDP, 소비의 주체인 가계 중심의 접근 방식 

공공 의료, 간병 서비스 사업 확대나 보육, 환경 관련 공공 일자리

또는 사회적 일자리 창출, 일자리 나누기 등이 대표적인 예다.

그런가 하면 실질 소득을 높여주는 소득세 감세 정책이나

무상 교육, 무상 급식, 아동 수당 확대, 농가 소득 보전,

최저 생활 보장 개선, 공공 임대 주택 확대, 고속도로 등 공공시설

무료 이용 제도, 소비 보조금(쿠폰, 상품권) 지금 제도 등도

수요위주의 성장 정책이다.

 가계의 임소득, 고용을 늘리거나 가계의 지출을 줄여주면

가계의 소비가 늘어나고,

소비가 늘면 기업과 매출과 이익이 늘어나 -> 투자와 고용


 미국 등 세계 각국들이 신차구입보조금(자동차세 감면)제도를

시행했는데, 이는 수요 위주의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는 극심한 경영난에 처한 자국의 자동차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방편이었지만, 형태적으로는 수요 촉진책인 셈이다.

그러나 이런 수요 촉진책은 자칫 잘못하면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연시켜 경기 침체를 장기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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